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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의 변화만으로는 안 되는 것 같다 -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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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2 10:42 조회8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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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은퇴하신 목사님께 인사하러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갔다가 은퇴하신 후 외식하실 기회가 많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목사님께서 '집에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고 편하고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목사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괜히 목사님께서 자위하느라 하시는 말씀이 아닌가? 사모님의 음식솜씨가 좋아지셨나?

그런데 요즘 그때 그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어느 정도 실감이 난다. 수술 후 특별히 금해야할 음식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그래도 지레 걱정이 되어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는 음식까지도 주변 사람들의 얘기나 스스로 판단으로 먹지 않고 가리는 것이 있다 보니 외식하는 회수가 자연히 줄어들었다.

나를 위한 외식이 아니라 특별식을 하는 아내의 수고를 한번쯤 들어주기 위해 외식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럴 경우에도 내게 맞고 좋은 쪽의 식당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식이나 야채전문식당일 경우가 많다. 오늘은 오랜만에 점심시간에 원이가 집에 있어 함께 야채식당으로 갔다. 야채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원이를 설득 시켜가면서.

진설된 음식들이 맛있어 보였다. 선선한 야채와 야채음식을 넉넉히 담아 왔는데, 원이도 꽤 담아왔다. 그런데 원이가 주로 담아온 것은 고기처럼 보이는 음식들이었다. 탕수육처럼 보이는 요리와 소금구이처럼 보이는 요리와 또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맛있어 보이는 고기모양의 음식을 한 입 넣어 씹는 원이 표정이 금방 일그러졌다.

또 다른 것을 집어먹던 원이 얼굴이 이제는 찡그러졌다. 내가 '맛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없을 뿐 아니라 딱딱하기조차 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고기처럼 보이니까 고기 맛이 날 것으로 기대했다가 전혀 고기 맛이 나지 않고 딱딱하기만 하니까 실망이 아니라 짜증까지 난 것처럼 보였다. 내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에 조금 미안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음식도 정직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고기처럼 맛있어 보일 뿐 정작 고기 맛과 향은 조금도 나지 않는 음식은 결과적으로 사람을 속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고 눈으로도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고기와 똑 같아 보이게 하는 요리솜씨도 감탄할 만큼 훌륭하다.

전혀 다른 재료로 고기와 같은 음식을 만들어내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가 있었을까? 그리고 그 음식이 진열대에 놓여 있다는 것은 손님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음식이 기대를 가지고 먹는 사람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원이 외에 또 있다면 그 음식은 그 진열대에서 곧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목사나 교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여겨진다. 그리스도를 닮은 듯한 목사나 교인과 교회를 찿아 온 사람들이 직접 기대를 가졌던 그들을 만나고 교회생활을 경험해 본 후 전혀 그리스도의 맛이 나지 않는다고 실망을 하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새 가족 환영회에 많이 오지 않았다. 이유가 혹시 날씨 때문이 아니라 그것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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