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 예배와말씀 > 목회단상
목회단상

목숨은 그 어떤 것에도 수단이 될 수 없다 - 2009·05·25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47 조회810회 댓글0건

본문

토요일 아침에 노전대통령이 위독하다는 뉴스를 스쳐 듣고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위독하신가보다 했다. 왜냐하면 그분이 다른 전직 대통령보다 몸이 쇠약하다는 보도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그 분이 아니고 직전 노대통령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한 추측이 맞았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와 같은 슬프고 부끄러운 일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없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 자살하기 전에 그분이 남긴 유서에서 자살의 이유들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것들이 알려졌기 때문에 자살의 의문의 없을 것 같았지만 여전히 의문이 생긴다. 여러 개의 유서 단 문장들 가운데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이 너무 크다’는 말과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는 말이나 ‘그리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한 것은 박연차씨로부터 부인 권여사가 받은 돈에 대한 수사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런데 그 돈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전직 두 대통령이 받은 돈에 비하면 본인의 표현대로 깜도 안 된다.    

그리고 그 돈도 자신이 받은 것이 아니고 부인이 받았고, 부인 받은 사실조차도 은퇴 후에야 알았다고 했으니, 본인의 주장대로라면 분명히 무죄인 셈이다. 그리고 검찰이 아직 기소하지 않은 상태였으니 그 때까지 법적으로도 무죄인 셈이다. 그런데 그 분은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

그런데 자신 때문에 여러 사람이 겪는 고통과 앞으로 받을 고통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결코 잘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무죄라면 무죄인 자신 때문에 다른 여러 사람이 고통당하는 이러한 불합리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자신이 무죄라면 앞으로 무죄인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고통을 분쇄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왜냐하면 그분은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국민 앞에 선서한 국가최고 통치자였으며, 또한 자신이 옳다고 신념하는 바를 향해 줄 곳 달려온 행동하는 양심가연 하였으며, 무엇보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변호사로서 거대 권력에 맞서 민초들의 인권을 지켰던 민권변호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은 그와 같이 자신이 해야 할,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버리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박연차게이트로 본인 주변 사람들이 감옥에 갔고, 가족 중에 감옥에 갈 것이 예측되었기에 자신이 모든 것을 떠안기 위해, 그리고 부끄럽게 된 이름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에 죽음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용기와 더불어 비겁이다.

그분이 몸을 던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분에 대한 여론은 ‘죽일 ?’이었다. 그것은 그가 평소 맞섰던 검찰권력과 보수언론의 수사나 보도방식 때문이 아니다. 자타가 깨끗하다고 하는 본인 주변의 드러난 비리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이 죽고 난 후, 계속되는 방송과 넘치는 추모객은 그를 영웅으로 만들고 있는 듯한 것을 보면서 염려스럽다. 혹시 ‘자살은 모든 수치를 다 덮고 아름답게 장식하는 9회 말 역전 홈런’이라는 오해로 흉내내는 이는 이어지지 않을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남 진주시 대신로 243번길 16 TEL / 교회 : 055)761-6866, FAX : 055)753-8379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2006 - 2024 daekwang.info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