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것만이 잘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2009·03·16

우리는 세계화속에 살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에서 통하는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비영어권 나라의 영어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세계화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분야에서든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구멍가게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산업과 금융 그리고 교육과 의료등 사회 전반에 걸쳐 개방이 되면서 세계 유수의 기업과 은행 그리고 서비스업종들이 거대한 조직과 앞선 경영기법을 가지고 국내로 들어와 우리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금융권에서는 그 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웠고 외국 대형 할인매장들의 국내진출로 수퍼마켙들이 사라졌지만 그에 맞서는 토종 대형할인매장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진주에는 우리나라 토종 대형 할인매장이 먼저 있었고 몇 년 전에 외국합작 대형할인매장이 교회 가까이 들어섰다. 주변의 소매점과 자유시장의 가게들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근처에 있던 중대형매장인 ㅎㄴㄹ마트와 ㅌ마트가 언제 문을 닫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할인매장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어저께 심방한 가정의 집사님이 심방 후 출근한다는 말을 듣고 어디 근무하느냐? 고 물었더니 그 중대형할인매장에 일하러 간다고 했다. 어느 동이냐? 물었더니 최근에 가좌동에 새로 생긴 매장이라고 하길래 놀랐고 더 놀랐던 것은 기존 그 매장들도 손님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 동안 그 중대형할인매장들은 수익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장사가 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형 할인매장과 맞서서 중대형 할인매장도 사세를 확장할 수 있을 만큼 장사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면서 도전을 받았다.  

영업전략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대형할인매장과는 경쟁할 수 없는 가격 외에 그 무엇이 있었기에 인구유입이 별로 없는 이곳 진주에서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하대형매장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의 심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우리애가 즐겨가는 시설이 좋다는 대형할인매장의 사우나를 내가 가지 않았던 것처럼.

교회도 천명이 넘는 대표적인 교회가 이곳 진주에도 두 세 교회가 있다. 그들 교회는 높은 지명도로 인해 그리고 큰 쪽으로의 쏠림현상으로 인해 스스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체 교인들의 연결망에 의해 전도되는 숫자도 매 주일 꽤 많을 것이다. 그런 메리트들을 가진 대형교회들 사이에서 중형 교회가 생존하고 성장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 집사님이 출근한다는 신규오픈 중대형 할인매장의 이야기는 중형 교회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다시 주었다. 경쟁이 안 될 가격과 시설로서가 아니라 친절과 청결 그리고 정으로 맺어지는 인간관계처럼 교회가 청결과 친절과 정의 공동체가 되기만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