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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 같은 나 그리고 우리 - 201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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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2 11:08 조회1,1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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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 주간인 지금, 교회 사택 앞집의 벚꽃이 만발을 하였습니다. 집 주변이나 제가 자주 가는 선학산의 길목의 나무들은 이제 겨우 봉우리를 터뜨리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말입니다. 확실히 장소와 방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같은 지역이라도 산자락에 있느냐? 주택가에 있느냐? 에 따라 먼저 사람들의 관심과 환호를 받기도 하고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같은 곳에 있어도 방향이 어느 쪽이냐? 에 따라 또한 꽃을 피우는 시기뿐만이 아니라 꽃의 크기와 색깔이 다르고 줄기에 맺는 꽃의 양이 확연히 다른 것을 보게 됩니다. 동일한 장소이지만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들을 낳은 것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집도 햇볕이 늘 들어오는 남향이어야 사람이 건강하고 경제적인 것처럼 영적인 생활의 방향도 하나님쪽이어야 건강하고 효율적인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건강과 행복은 스스로 좋은 방향과 장소를 선택하고 결정한 결과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것만은 아님을 최근에 경험하였습니다. 요 며칠 전에 선학산 등산로 옆의 이름 모를 큰 나무들의 밑둥에 톱질을 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못된 사람이 저렇게 했나?’ 화가 나고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시 산림과에다 전화를 할까?’ 하다가 ‘무슨 곡절이 있겠지?’ 하고 며칠 동안 오가면서 톱질당한 나무들을 계속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등산로 주변의 나무만 톱질당한 것이 아니라 길 안쪽의 큰 나무들에도 톱질을 한 경우가 있었고 심지어는 작은 나무들도 많이 잘리어 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보다 보니 잘리어진 나무들이 그 크기나 수종 그리고 장소도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이 무엇이었느냐? 하면 그 모든 톱질당한 나무나 잘려진 나무 주변에는 작고 가는 편백나무들이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큰 나무 밑둥에 톱질을 하고 오동나무같은 제법 큰 나무들을 잘랐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 몸에 좋다는 하는 피톤치드? 가 가장 많이 나오는 편백나무를 담당부서에서 심고 그것들이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 옆에 있는 나무들의 밑둥에 톱질을 하거나 아예 잘라 버렸던 것이라고 추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품었던 오해를 풀면서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산에서는 다양한 나무들을 보는 것도 즐거움인데, 그리고 그 어린 편백나무를 위해 그렇게 굵은 나무에다 톱질을 해버리면 그 어린 편백나무가 자라기까지 나무그늘은 누가 만들어주며 피톤치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소를 내뿜는 양을 따져 봤을 훨씬 손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주민 여론 수렴이라도 하고 하지!’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 산림과의 산림운영방식을 마뜩잖게 여기면서 그 길을 가고 있는 나에게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니가 밉게 보는 저 편백나무가 바로 너다! 저렇게 가늘고 볼품없는 저 나무 같은 너를 위해 크고 좋은 나무 같은 사람들을 내가 버렸다.” 그 후 그 길은 내게 불평의 길이 아니고 감사의 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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