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 예배와말씀 > 목회단상
목회단상

봄날은 옵니다 - 2012·01·30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2 11:07 조회922회 댓글0건

본문

사람의 생김새가 제 각각인 것처럼 그들의 생각과 행동도 제각각입니다.그래서 서로 같지 않음 때문에 차별과 오해가 생기고 그로 인해 다툼과 분리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인 사회가 아름답게 굴러가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 구성원들로 하여금 상호 보완하게 하고 돋보이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목욕탕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 샤워를 하고 온탕이나 열탕에 들어갔다가 세신을 한 후, 다시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수건으로 몸을 닦습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물론 순서를 뒤바꿔서 하는 특이한 사람들이 간혹 있어서 옆에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문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만.

그런데 탕에서 나와 젖은 몸을 수건으로 닦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홀로 나가기 전에 몸을 수건으로 어느 정도 닦고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수건이 놓여 있는 곳에서 수건을 집어들고 몸을 닦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수건을 들고 거울 앞으로 가서 닦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건을 들고 거울 앞에까지 가는 사람은 자신의 몸에서 물이 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떨어져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불편하게 하거나 위험하기까지 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지배인이 있는 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지적해주는데, 작은 목욕탕에는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같은 손님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가는 목욕탕에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인한테 '수건이 있는 이곳에서 몸을 1차로 훔치고 홀로 가세요'라고 글을 써 붙이시죠? 라고 말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주인 왈 '그래봤는데 소용없습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어느 날 그렇게 목욕하는 사람이 집으로 간 후, 내가 거울 앞에서 '거울아! 거울아!'하고 있는데, 주인이 들어와 인사를 한후 바닥에 떨어진 물을 마른 걸레로 훔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내가 죄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유는 그 자리에는 나 혼자만 있었기에 당연히 내가 흘린 물로 주인이 생각했을 것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글을 써 붙이라고 말까지 했는데. 그렇다고 내가 흘린 물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이상했습니다. 그후 나는 탕에서 나와 수건을 들고 거울 앞으로 직행하는 사람의 자발적 시다바리? 가 되었습니다. 목욕탕 주인의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해 가지고 언제까지 그 사람 치다꺼리를 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그 사람이 흘린 바닥의 물을 훔칠 때마다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내가 탕에서 막 나올 때, 주인이들어왔고, 내 상전은 거울 앞에서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주인이 거울 앞까지 바닥의 떨어진 물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오해와 시다바리에서 해방되었다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며칠 전에는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목욕탕에 들어가다가 홀에 떨어진 물에 미끄러져 뒤로 넘어져서 병원에까지 갔다왔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홀에 내려서기 전에 몸을 훔치는 것은 에티켓입니다. 그러나 애매히 오해를 받고 고난을 당하면 풀려지는 날도 언젠가는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남 진주시 대신로 243번길 16 TEL / 교회 : 055)761-6866, FAX : 055)753-8379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2006 - 2024 daekwang.info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