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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가서 느낀 미안한 마음 - 200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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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52 조회8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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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은 후 11월 대광의 일용할 양식 권두언을 써 보내고, 인근에 있는 절로 갔다. 처음 가는 곳이라 어딘지? 몰라 네비게이션한테 물으니, 친절하고 상세하게 잘 인도를 해주었다. 절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참좋다!'는 느낌이 왔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다른 거목들이 여러 크고 작은 나무들과 멋진 숲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문을 내리고 들어오는 상쾌한 공기를 폐 깊숙이 빨아들이니까 눈까지 밝아지는 듯 했다. '이렇게 좋은 곳인 줄 알았더라면 좀더 일찍 왔을걸' 하는 약간의 후회도 들었지만 기분좋게 올라가니 넓고 깔끔한 주차장이 나왔다. 주차장 규모나 절 주변의 나무의 수령으로 봐서 아주 유명한 절인 것 같았다.

그 동안 아내가 어느 집사님이 '남해의 무슨 마을과 무슨 절의 공기가 좋다'고 하더라고 전해주었지만 건성으로 듣고 넘겼는데, 막상 와보니 미안하게 생각되었다. 집사람에게만 아니라 이렇게 좋은 곳을 알려준 그 집사님에게는 더욱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목사에게 좋은 곳이라고 추천했을 때는 얼마나 많이 생각해보고 말했을까?

차에서 내리니 왼쪽에 등산로가 있었다. 간식이 든 백을 들고 올라가면서 말했다. "여보 월요일마다 도시락싸서 옵시다." 그랬더니 평소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아내가 바로 호응해주었다. 남편의 건강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하겠다고 대답하되 생각해보지 않고 즉각적으로 대답하는 것을 들으니 기분이 더 좋았다.

그리고 고맙게 느껴졌다. '그래도 내가 여전히 아내의 사랑을 받고 있구나!' 생각하니 또한 힘이 났다. 조금올라가다가 벤치에 앉아 간식을 꺼내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내려왔다. 그런데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현수막이 보였는데, 읽어보니 "수험생을 위한 100일 기도회"였다.

미소를 머금으면서 그 타이틀 아래에 써 있는 작은 글씨의 입재 8월 ?일부터 회향11월11일이라는 글씨를 보는 순간 웃음은 사라지고 긴장이 되었다. '절에서는 벌써 이렇게 수험생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고 있구나!' 그런데 우리는 아직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이 드니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미안하게 느껴졌다.

물론 전도주일과 수능일을 앞두고 가을에 하는 세이레 특별새벽기도회가 다음주 월요일부터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100이라는 숫자가 마음의다짐을 새롭게 하게 된다. 100일기도를 하는 그곳 사람들보다 21일 기도를 하는 우리들이 더 많은 응답을 받기 위해서는 분명히 우리가 하는 기도의 질이 달라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그분이 저들이 찿는 피조물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이시기 엘리야의 제단처럼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응답이 있기 위해서는 엘리야처럼 머리를 무릎사이에 넣고 7번이나 기도하는 간절함이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 엎드리는 우리의 정성이 우상에게 엎드리는 사람들의 정성보다 분명 커야할 것이다. 그래야 하나님께 미안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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