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 예배와말씀 > 목회단상
목회단상

추석을 앞둔 길거리상의 회상 - 2009·09·28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51 조회779회 댓글0건

본문

이번 주 토요일이 추석이다. 주말과 주일에 추석연휴가 겹치게 됨으로 예년보다 짧아진 추석연휴가 아쉽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떤 정당에서는 명절연휴가 공휴일이 되면 하루를 늘이는 법을 개정하려고 한다고 한다. 직장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을 것 같은데, 나도 기분이 좋은 것 보니 경영주가 아니고 직장인인가 보다.  

최근에 자유시장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도 추석대목을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농사를 지은 것인지? 아니면 도매로 떼와서 파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지만 자유시장주변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횡단보도 옆에는 채소와 배와 감등을 파는 평소 h못 보던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새롭게 등장하셨다.

그분들 옆으로 지나갈 때면 그분들이 내 놓은 물건들을 먼저 보게 되지만 그 보다 시선이 오래 머무는 것은 그분들의 앉아 물건을 다듬고 있는 모습이나 사람들을 향하는 그분들의 표정과 시선이다. 어떤 분은 애원의 시선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만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분들은 적극적으로 당신이 농사지은 것이라며 사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분은 다른 물건을 내 놓고 앉아 있는 분과 열심히 얘기하는가? 하면 또 다른 분은 고개를 숙인 채, 당신이 갖고 온 물건을 열심히 다듬고 매만지고 있다. 얼마나 갖고 온 물건이 팔리기를 갈망했으면 저렇게 정성스럽게 다듬고 매만지고 있을까? 얼마나 부끄러웠으면 모자를 쓴 채, 저렇게 고개를 들지도 않고 앉아 있을까?

변변한 가게도 아니고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길거리에 앉아 변변치도 못한 물건들을 내놓고 있기가 심히 민망할 것이다. 저분들도 이곳 진주에 살면서 아시는 분들도 꽤 있을텐데, 무엇이 저분들을 저 자리로 내 몰았을까? 당신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식들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 봐서는 수줍음을 많이 탈 연세들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게 아닌 것 같다. 어디 부끄러움은 어릴 때만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야간 고등학교시절 여학교 앞에서 뻥튀기 아르바이트를 할 때, 부끄러워서 밀짚모자를 덮어쓰고 앉았다가 생선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고 하였는데,

자신이 내놓은 물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물건을 사줄 사람을 쳐다보지 못하는 그 분들은 아마도 자신이 자기를 향하여 꾸짖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저 동그란 호박이 참 맛있어 보인다' '저건 비닐하우스에게 키운 것이 아니고 아마도 자연에서 키웠기 때문에 건강에 좋을거야!' 했다.

그러니까 미심쩍어 하면서도 아내는 호박을 샀다. 아마도 내가 한 건강이라는 말과 함께 아주머니가 말한 가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리라. 내 마음을 헤아렸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고마운 마음이 드니까 호박이 든 검은 비닐봉지가 아내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게는 더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호박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내가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남 진주시 대신로 243번길 16 TEL / 교회 : 055)761-6866, FAX : 055)753-8379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2006 - 2024 daekwang.info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