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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여만의 사천공항으로의 귀환 - 200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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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49 조회1,0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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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신촌 세브란스에서 검진을 받은 후, 처제 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진주로 내려왔다. 일산에서 전철을 타면 곧바로 강남 터미널로 가기 때문에 고속버스를 타고 가겠다니까 굳이 비행기를 타고 가란다. 해외에 나갈 때에야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타야하지만 국내에서는 굳이 비행기를 탈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물론 바쁘거나 서너 시간 이상 차를 타는 것이 곤란한 경우에는 비행기를 타야하겠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 있다. 공항은 멀리 있다는 고정관념과 함께 출발 전 적어도 30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하고, 비행시간외에 타고 내리는데 들어가는 시간들이 답답하게 여겨졌었다.

그리고 고속버스보다 몇 배나 비싼 요금과 함께 이착륙 때의 불안이 비행기여행을 주저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서 올 때처럼 고속버스를 타고 가겠다니까 이미 제 신랑이 예약을 해놓았다고 했다.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비례라는 생각에 처제가 하자는 데로 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공항에 가기 전에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이 자기 교회 교인이 운영하는 야채전문식당이었다. 맛있게 먹고 공항으로 가는데, 길과 주변에 있는 식당들이 눈에 익었다. 물어보니 백마 역 뒤라는 것이었다. 서울에 있을 때 일산에 심방을 와서 가봤던 식당도 보였고, 집사람과 함께 들렀던 식당을 보는 순간 묘한 생각이 들었다.

'교인들과 함께 즐겁게 들어갔던 곳에, 집사람과 오붓하게 찿아 들어갔던 곳에 이제는 처제가 이끄는 데로 따라갔다가 이제는 공항으로 이끌림을 받는구나!' 탑승시간이 여유가 있어 패스트 푸드점에 들렀다가 송별하고 탑승했다. 화요일 오후임에도 150석 이상 돼 보이는 비행기에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안전띠를 매면서 '저 사람들은 무슨 일로 서울에 왔다가는 것일까?' '이제 두 번째로 진주행 비행기를 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광교회에 부임할 때 집사람과 함께 탔던 비행기를 6년여만에 다시 집사람과 타게 된 것이다. 그때와 다른 것은 칼이 아시아로 바뀌었다는 것과 내 마음이 들뜸에서 가라앉음이었다.

공항출구로 나오는데, 마음이 뭉끌했다. 6년 전에 먼저 진주에 왔던 우리 내외가 웅이와 원이가 진주에 올 때, 기쁘게 맞이했던 추억의 장소라는 것 때문이었다. 아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기에 그냥 나가기가 멋쩍어 로비 의자에 앉았다. 집사람은 화장실에 가고 멍하니 앉아 '어떻게 갈까?' '앞으로 어떻게 할까?' 하고 있는데, 집사람이 진주가는셔틀버스는 없어졌다고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황집사님이나 박전도사에게 차를 끌고 오라 할 걸' 이라는 후회가 되었다. 그러면서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공항에 실컷 있다 가자'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6시 무렵에도 햇살이 강한 청사 밖에서 택시를 탔다. 기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몸도 마음도 편한 가운데 하나님께 물었다. "하나님 앞으로도 비행기를 태우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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