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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희망 - 200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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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46 조회8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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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주 가는 목욕탕은 입탕 전에 샤워하는 고정된 샤워기가 3개 달린 목욕탕이다. 중앙에 있는 것은 양쪽에 있는 것과 손잡이가 달라서인지 물줄기가 세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샤워기 아래에 서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샤워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됨됨이까지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자신 외에 또 다른 사람이 목욕탕에 있음을 보고 비어 있는 세 개의 샤워기 중에 중앙의 것을 비워두고 한쪽 끝의 샤워기를 트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구석을 좋아하는 성격때문이라기 보다는 다음에 들어올 사람과 너무 가까이에 있음으로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 이용하고자 함이 주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가장자리의 샤워기를 틀고 샤워를 하고 있는 사람은 다음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당신도 나처럼 가장자리 것을 사용해 달라’ 라는 무언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마음을 알아챘는지? 아니면 본인도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는 모르지만 가장자리 샤워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그 사람과 이심전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샤워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샤워 후에도 그 사람에게 대해 호감도 생길뿐 아니라 예의까지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한쪽 가장자리 샤워기에서 사람이 샤워를 하고 있고 건너편 가장자리 샤워기가 비워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의 샤워기를 틀어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그와 같은 사람은 탈의실에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세 개의 샤워기가 한꺼번에 비어 있을 때도 먼저 중앙의 샤워기를 사용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두 사람이 앉아 있기는 약간 어색할 정도로 비좁은 열탕 안에서도 늘 중앙에 앉는다. 그래서 뒤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차라리 온탕으로 다시 갈까? 망설이게 하다가

그 사람이 미안한 마음을 가진 채, 용기를 내어 발을 탕에 들여 놓을 때에야 비로소 한쪽으로 몸을 옮기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대체로 무표정하거나 때로는 기분이 별로 안 좋은 듯이. 그런 사람은 같은 탕 안에 있는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물을 휘저어 놓기도 하고 온수를 세차게 틀기도 한다.

그러면 화가 치민다. 그러면서 “여기가 자기 전용 사우난 줄 아나?” 라는 말이 속에서부터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그러나 눈을 내리 감고 앉아 ‘이런 후한무치가 어디 있나?’ 속으로 냉소하면서 ‘이런 사람이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도 저러지는 않는가?’ 생각해 본다.

그런데 ‘나는 아니다’라는 스스로의 판단이 그 사람보다 더 예의가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기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는 듯한 그 사람이 오히려 부럽게 여겨진다. 씩씩하고 활기찰 뿐 아니라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자기 주도적인 모습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싱싱하게 보여 좋았다. 남을 배려하는 듯한 행동 속에 숨겨진 동등한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욕심의 때가 벗겨져 마음까지 깨끗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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