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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힘드시죠? - 200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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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44 조회6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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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봄비치고는 많이 온 것 같다. 오랜만에 비다운 비를 보고 맞은 것 같다. 그 동안 전국이 가뭄으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는데, 해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동안 진양호 안에 작은 섬? 들이 많이 생겼던 것으로 봐서 우리가 사는 이곳 진주도 가뭄이 심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곳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었던 곳이 남해라고 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지가 꽤 된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식수가 없어서 제한 급수를 하고 있었다고 하니 가뭄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이 가기도 한다. 이번 비로 식수문제가 해결되고 농업용수와 공업용수까지 다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비를 사람들은 단비라고 하고 심지어 금비라고까지 한다. 목말라 애타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내리는 비가 달고 귀한 비가 되지만 그러나 다른 곳의 사람들에게 귀찮고 성가신 비가 된다. 오늘 치유학교 강의를 둘러보기 위해 교회로 가면서 우산을 꺼집어내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졌다. 어떤 우산을 들고 갈까?

그리고 우산을 썼음에도 튕겨져 오는 빗방울에 옷은 젖지 않을까 여간 신경이 쓰이게 하지 않는다. 신발에 물이 스며들까봐 까치발을 하면서 가는 동안도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넘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사는 나에게 오늘 모처럼 내리는 비가 이 정도 밖에 대접받지 못한다면 먼 곳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실에서 은혜로운 강의를 듣던 중 걸려오는 전화마다 수신보류를 눌렀는데, 계속 신호가 오는 번호가 있었다.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보다 싶어 밖에 나와 받았는데, 별로 급한 전화도 아니었다. 다시 들어가기가 미안해서 사무실에 들렀다가 집으로 가는데, 여전히 비가 왔다. 우산을 펼치면서 다짐을 했다. '반가운 비를 반갑게 대하자!'

그런 마음가짐으로 집에 오니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지는 것 같았다. '물이 없어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서 비를 내려 주었는데, 너는 그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지는 못할망정 조금 불편할 것을 감수할 수 없느냐?' 집으로 오는 동안 여전히 나 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빗방울은 나 대신 우산을 두들겼다.

하나님께 대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집에 와서 집사람과 점심을 먹었다.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하시는 일에 대해 이해? 를 많이 해야할 목사가 목말라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 내리시는 하나님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갖고 투덜거렸으니 죄송할 뿐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고민하고 결정한 교회 일에 대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행한대로 받는다고 했는데, 내가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아멘 하지 않으면 교인들이 내가 하는 일에 아멘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나님 힘드시죠? 죄송합니다.'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백미러의 수증기? 에도 짜증을 내지 않았다. 그런데 제주도에 수 백명이 갇혀 있다는 뉴스를 듣는 순간 '적당하게 내리시지...'라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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