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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의 기쁨과 은혜 - 200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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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30 조회8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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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둘째가 학교에서 돌아와 지엄마에게 디상가에 새로 생긴 뷔페식당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가봤는데 아주 좋더라’는 것이었다. 아내가 다음에 한번 가자니까 좋아했다. 진주에서 우리 네 식구가 함께 가본 곳은 남강과 진주교가 한눈에 보이는, 경관은 좋지만 조금은 고루한 J뷔페뿐이었기에 기대가 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아이와 약속을 지키기 전에 돌잔치에 참석하느라 그 식당에 지난주와 그 전주에 걸쳐 갔었다. 대기자가 엄청나게 많은 것과 넓고 화려한 실내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가득한 것 때문에 놀랐다. 그리고 돌 축하 이벤트도 재밌었지만 돌 맞는 아이를 위해 축복송을 부르는 부모님과 삼촌도 아름답게 기억에 남았다.

엄마, 아빠가 돌을 맞는 자기 아이를 위해 부르는 축복 송은 처음 봤는데, 부부가 함께 성악을 전공한터라 그 조화로운 화음에 절로 감탄이 나왔는데, 그 축복송의 화음과 노래하는 모습처럼 아름다운 부부와 가정의 축하객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카의 돌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삼촌이 ‘아름다운 음으로 노래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거의 다 끝낸 그 시간까지 음식을 하나도 먹지 않았다’고 하는 말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얼마나 조카를 사랑하면 저럴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진정 돌을 맞은 어린 조카를 위함이었을까? 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설교할 때 아름다운 발성을 위해서 얼마나 신경을 썼으며 은혜로운 설교를 위해 포기하고 참았던 것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설교퇴고에 바빠서 아침을 먹지 못한 경우는 있었어도 아름다운 음성으로 설교하기 위해 아침을 굶은 적은 없었다. 오히려 발성을 위해 조금이라도 아침을 먹으려고 한 적은 있었지만.

그리고 은혜로운 설교를 하기 위해 잠을 줄이기는 하였지만 밤을 지새우며 잠을 건너뛰어 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설교원고가 마무리 되어야 잠자리에 들지만 때론 잠을 자야 설교를 할 수 있다는 핑계로 설교 마무리를 주일 새벽기도회 이후까지 넘길 때도 있었던 것이 부끄러웠다.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그리고 교인들을 사랑하는 것이 조카를 사랑하는 그 삼촌의 사랑보다 못하였다는 깨달음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한명의 조카를 위해서 산해진미의 뷔페음식 앞에서도 참고 기다리는데, 수백 명의 성도를 위해서, 하나님을 위해서는 목사가 참고 포기하는 것들이 그 삼촌보다 몇 십 배는 되어야 되지 않느냐?’라는 소리가 내면으로부터 들렸다.

금방 듣는 노래는 아름다운 음인지? 아닌지? 분별할 수는 있겠지만 성년이 되어 전혀 기억하지도 못할 조카를 위해 적잖은 투자와 희생을 감수하며 최선을 다하는 그 삼촌의 자세가 목회자가 취할 자세가 아닌가? 여겨진다. 교인들이 설교를 알아듣지도 못하고 기억도 못할뿐 아니라 그 수고를 알아주지도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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