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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천축제의 끝자락에 - 200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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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28 조회6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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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박집사님의 차남 결혼식에 참석하고 대구에서 진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북천으로 직행했으면 좋겠다는 여집사님들의 간절하고도 조심스런 바램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난 후부터 내게 북천 귀신? 이 붙었는지 북천이라는 이름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얼마나 가고 싶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생각할수록 미안하기도하고 후회스럽기도 하였다. 그러면서얼마나 좋기에 그럴까? 라는 생각에 월요일에 한번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가고 싶어하는 교인들의 교통 편의를 봐주지 않았던 내가 그곳에 간다고 생각하니 멋쩍기도 했다.

왜냐하면 성자라 일컬음 받는 간디의 일화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어느 날 어떤 어머니가 사탕을 너무 좋아하는 아들이 더 이상 사탕을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간디를 찿아가 타일러달라고 했는데, 간디는 보름 후에 다시 오면 타일러주겠다고 해서 돌려보냈다가 보름 후에 왔을 때

"얘야 사탕을 먹지 말아라. 건강에 좋지 않단다"라고 타이렀는데, 특별하지도 않는 말에 의아해하는 그 어머니에게 간디는 '보름 전에는 자기도 사탕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내가 어찌 그와 같은 성자랴!' 라는 핑계로 스스로 위로하면서 목사들만이 누릴 수 있는

월요일의 여유로움을 북천에 투자하기로 하고 출발하였다. 어제 똑같이 이른 새벽부터 늦게까지 충성하고 출근한 교인들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런데 축제가 끝난 현장은 단체로 온 유치원생들과 나 같은 사람들이 그나마 사그라져 가는 축제의 불꽃을 지펴주고 있었다.

날씨만큼이나 썰렁한 분위기에 갈곳이 없는 차에 이병주 문학관 간판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휴관날이었다. 화장실에 들렀던 아내가 한 번 들어가 보란다. 이병주 소설어록이라고해서 "어떤 주의를 가지는 것도 좋고 어떤 사상을 가지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 주의, 그 사상이 남을 강요하고

남의 행복을 짓밟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글이 붙어 있었다. 누구를 염두에 두고 언제 한 말일까? 공산주의를 두고 한 말일까? 오늘날 공격적인 전도로 자신들의 종교를 강요한다고 오해와 비난을 받고 있는 기독교를 두고 한 말이었을까? 나 같은 목사들을 두고 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목사가 전하는 복음은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길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 시행착오는 없는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과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 나는 어느쪽을 선택하고 있는가? 공동선을위해 개인의 행복을 짓밟지 않고 자진 헌납하게 하는 것이 훌륭한 지도자가 아닐까?

남이 싫어하더라도 필요하다면 그리고 좋은 것이라면 권하고 그래도 안 되면 강요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고등학교 국어 책에 실렸던 이병주님의 '고인과의 대화' 에 나오는 표현처럼 그분의 고향, 그분의 문학관앞에서 '고인의 멋과 맛에 함초롬히 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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