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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을 알지 못하게 하신 하나님 - 20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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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2 11:06 조회9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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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앞에 있는 공단로타리에서 시청방향의 길은 진주의 간선도로라고 할 만큼 큰 도로입니다. 그런데 왕복6차선의 대로이지만 상권은 크게 발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출퇴근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유시장과 구 교육청 사이에서만 인적이 보일뿐 한낮의 거리는 매우 한산합니다. 혁신도시가 들어오면 많이 좋아질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그 길을 지나다니면서 손님이 보이지 않는 가게들을 볼 때마다 걱정이 됩니다. ‘저래가지고 가게 세는 낼 수 있을까?’ ‘대출을 받았다면 이자는 낼 수 있을까?’ ‘생계는 어떻게 하고 자녀 교육은 어떻게 시킬까?’ ‘얼마나 힘이 빠지고 답답할까?’ ‘저러다가 엉뚱한 생각으로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하지는 않을까?’ 손님이 없는 휑그런 가게들을 볼 때마다 우리 교인들의 가게도 저러지 않을까? 걱정이 듭니다.

얼마 전 그 대로변의 어느 조그마한 식당 문에 이런 쪽지의 글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병원진료 때문에 오늘 휴업합니다.” 그런데 그 안내 쪽지는 며칠째 계속 붙어 있었습니다. ‘주인이 많이 아픈가보다’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되어가는데도 그 쪽지는 떼어지지 않고 그 상태로 있는 것을 보면서 염려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식당 주인이 큰 병이 발견 되었는가보다.’ ‘하나님 저 주인이 빨리 가게 문을 다시 열수 있도록 건강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 아픈 것 때문에 하나님을 만나게 하여 주옵소서. 그래서 그 가정을 복되게 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기도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저 식당의 문이 다시 열리면 아내와 함께 밥을 사 먹으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고 난 다음 한참 후 어느 날 그 가게 안에 사람들이 실내를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가슴이 출렁 내려앉았습니다. ‘저 가게 주인은 결국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말인가?’ ‘저 집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안타까움과 서글픔 가운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살아보려고 몸부림을 쳤는데, 결국 몸에 병만 얻고 투자한 것은 다 날려버리고 삶의 터전에서 내쫒기고 마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자 ‘이 사회가 너무 비정하고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당연시했던 우리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이 체제의 어두운 면에 대한 분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런데 나를 분노케 한, 그 가난한자를 더 가난하게 하는 그 일의 일등공신은 정부나 기업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깨달아졌습니다. 그래서 다짐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싸고 맛있는 집만 찿지 말고 힘과 소망을 줄 수 있는 집도 찿아보자.’ 그런데 금방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너는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는 집이어야 되지 않느냐?’

이렇게 뭔가 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느낍니다. 만약 그랬다면 그 식당 주인도 병원검진 간 그 다음날 가게 문을 힘차게 열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내일 일을 알지 못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준비하고 있는 삶임을 다시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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