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 예배와말씀 > 목회단상
목회단상

아름다움이 경쟁력입니다. - 2011·10·30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2 11:05 조회860회 댓글0건

본문

어느 목욕탕에 어떤 아저씨는 자신과 친한 사람에게 ‘설과 추석에 두 번 목욕하던 사람이 매일 하니 출세했다.’고 농담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는 것 같고, 옆에서 목욕하는 사람까지 들으라고 하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목욕을 쉽게 그리고 편하게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들은 목욕탕에 갈 때 아무것도 들고 갈 필요가 없습니다. 돈만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예전에 1년에 두 번 목욕을 할 당시 동네에서 운영하는 새마을 공중목욕탕을 갈 때에는 비누와 수건뿐 아니라 장작까지 들고 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와 같은 것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줌마들은 예외이지만.

그런데 요즘에는 젊은 남자들 가운데는 아줌마들처럼 갖가지 목욕용품들을 넣는 꽤 큰 플라스틱 목욕 바구니를 들고 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쑥스러워하거나 어색해하는 모습은 조금도 없습니다. 아주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들이 가는 목욕탕에 비누와 수건 그리고 스킨과 로션이 비치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찮게 그리고 무겁게 들고 갑니다.

이유는 자신의 피부와 머리카락에 더 좋은 세안용품들을 쓰기 위해 그리고 그 몸을 좀 더 윤기나고 향기롭게 하는 화장품과 향수를 바르기 위함입니다. 아름답게 하기 위합니다. 오래전부터 좀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 사람들은 우유나 거품 목욕까지 해 왔다고 하는데, 오늘날 아름다움을 위한 노력과 투자는 남녀의 구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저께는 탕에서 나와 몸을 닦고 거울 앞으로 다가갔는데, 한 잘 생긴 젊은이가 거울 앞에서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에 무엇을 들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평소에 목욕탕에는 없었던, 꽤 비쌀 것 같은 전기 고대기였습니다. 그것을 한 손에 잡고 다른 한손은 머리카락을 잡고 열심히 붙였다 뗐다 하면서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기를 내가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했다가 이내 언잖아졌습니다. 이유는 고대기로 머리를 매만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때문이 아니라 나를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젊은 사람이. 왜냐하면 그 목욕탕은 두 사람이 동시에 함께 머리를 매만지기가 비좁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닦은 몸을 다시 훔치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놈이 할일이 참 없구먼!’ ‘그렇게도 헤어스타일이 중요하나?’ ‘나도 한때 장발은 했었지!’ ‘거울앞에서 시간을 꽤 보냈지!’ 그러는 사이 그 젊은이는 여러 화장품과 기구들을 챙겨나갔고, 그 자리에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에 목욕탕 스킨로션을 바르면서 속으로 말했습니다.

‘나도 방금 걔처럼 너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 ‘대신 너 내면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꾸며주고 있잖니?’ 그런데 무엇으로? 어떻게?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려고 하니 그 젊은이가 말 할 것만 같았습니다. ‘나만큼 신경쓰고 시간과 돈을 투자해봤어요?’ ‘나만큼 집중해봤어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남 진주시 대신로 243번길 16 TEL / 교회 : 055)761-6866, FAX : 055)753-8379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2006 - 2024 daekwang.info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