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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습관이다 -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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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1 18:11 조회6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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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것을 벗는 봄이 되었다. 지나간 겨울 대부분 동안 상의 내의를 입고 지냈다. 물론 추위도 추위였지만 무엇보다 ‘감기에 걸려 설교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면 어떡하나’ 라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의를 입을 때마다 몸은 따뜻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내가 벌써 내의를 입어야하나’라는 서글픔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목욕탕 탈의실에 나보다 연배가 높아 보이는 사람들이 내의를 입지 않고 오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정상인가? 저 사람들이 정상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라는 염려까지 들었다.

왜냐하면 서울에 있을 때 11월이 되면 내의를 입기 시작해서 다음해 4월 말까지 내의를 입으시는 나보다 두 살 위의 남자 집사님을 보면서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가보다’라는 동정보다는 ‘남자가 돼 가지고’라며 삐딱하게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나간 겨울은 ‘남의 말 내가 하면 그 말이 돌아온다’는 아주 먼 옛날의 복음 송 가사를 실감하며 지냈다. 그러면서 겨울이라는 상황과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 때문에 굴복당하는 것이 싫어서 내의를 벗어보기도 하였다. 그랬더니 아내가 ‘당신 어깨가 많이 굽었어요.’한다.

내의를 입다가 벗으니까 더 추위를 느꼈던 것이다. 나는 몰랐는데 집사람은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뒤집어보려고 거실 온도를 평소보다 낮추고 밤에는 보일러를 껐다. 집안에서 점퍼를 입고 이불을 두 개를 덮기도 하였다. 추위가 느껴지는 만큼 몸이 단련되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그랬더니 기숙사에 있다가 집에 온 아이가 ‘집이 왜 이래 추워요’한다. 그리고 사택을 방문한 어느 권사님은 ‘어떻게 이렇게 춥게 지내세요?’한다. ‘약간 춥게 지내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해서’ 대답을 하면서도 미안한 마음보다는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드디어 ‘스물 살 아이보다 추위를 덜 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보다 개스비가 적게 나오는 보너스도 받았다. 이 일석이조를 목양실에도 적용해보고 있는데, 궁색하게 보이거나 교인들의 마음을 위축시키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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